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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관련 시 | 감성시 추천 5편 (시 + 감상 수록) 마음에 꽃이 피는 시간

by 눈이녹아 2025. 5. 27.

흔들리며 피어나고,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며 의미를 얻고,
마음속에 남은 향기로 서로를 기억하는
꽃처럼 아름다운 인생을
함께 살아요

🌸 마음에 꽃이 피는 시간, 꽃 시 추천 5편 (시 전문 + 감상 수록)

꽃은 시인의 언어입니다. 아름다움, 기다림, 믿음, 사랑… 이 모든 감정이 꽃이라는 상징 안에 담겨 있습니다.
아래 소개하는 다섯 편의 시는 한국 현대시 속 ‘꽃’을 중심으로 삶과 마음을 성찰한 명작들입니다. 시 전문과 함께, 짧은 감상도 곁들였습니다.


🌷 1. 나태주 –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감상:
짧지만 이 시가 전하는 메시지는 큽니다.
‘풀꽃’은 작고 흔해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존재지만, 자세히 보고 오래 바라보면 그 속에서 깊은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너도 그렇다’는 구절은 단순한 대상이 아닌, 세상의 모든 존재를 향한 다정한 시선입니다.


🌼 2. 김춘수 –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감상:
이 시는 이름을 부르는 행위가 관계를 완성한다는 깊은 의미를 전합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그 존재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고 ‘꽃’이 되는 것이죠.
존재와 의미, 관계의 본질을 사유하게 만드는 시입니다.


🌺 3. 이해인 – 《꽃을 보려거든》

꽃을 보려거든  
나무를 보아야 해요  

나무를 보려거든  
흙을 보아야 해요  

흙을 보려거든  
당신의 마음을 보아야 해요  

마음을 보려거든  
당신의 말과 행동을 보아야 해요  

말과 행동을 보려거든  
당신이 지닌 믿음을 보아야 해요  

믿음을 보려거든  
당신이 걸어온 삶의 궤적을 보아야 해요  

삶의 궤적을 보려거든  
당신의 기도를 들여다보아야 해요  

기도를 보려거든  
당신의 고요함과 침묵을 보아야 해요  

고요함과 침묵을 보려거든  
당신 안에 있는 하느님을 보아야 해요  

하느님을 보려거든  
그분이 창조하신 꽃을 보아야 해요

🌼 감상: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것이 자라나는 내면의 본질을 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깊은 성찰과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시인은 조용히 일러줍니다.


🌹 4. 도종환 –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흔들리고 젖으면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사랑도  
흔들리지 않고 피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 감상:
이 시는 고통과 흔들림 속에서 자라는 삶과 사랑을 노래합니다.
흔들려도 괜찮다고, 누구나 그렇게 피어난다고 위로하는 시입니다.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에게 조용한 응원을 건네줍니다.


🌻 5. 정호승 –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별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그대를 만나러 팽목항으로 가는 길에는 아직 길이 없고
그대를 만나러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는 아직 선로가 없어도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
푸른 바다의 길이 하늘의 길이 된 그날 
세상의 모든 수평선이 사라지고
바다의 모든 물고기들이 통곡하고 
세상의 모든 등대가 사라져도
나는 그대가 걸어가던 수평선의 아름다움이 되어
그대가 밝히던 등대의 밝은 불빛이 되어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
한배를 타고 하늘로 가는 길이 멀지 않으냐
혹시 배는 고프지 않으냐
엄마는 신발도 버리고 그 길을 따라 걷는다
아빠는 아픈 가슴에서 그리움의 면발을 뽑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어주었는데
친구들이랑 맛있게 먹긴 먹었느냐
​
그대는 왜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것인지
왜 아무리 보고 싶어해도 볼 수 없는 세계인지
그대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잊지말자 하면서도 잊어버리는 세상의 마음을
행여 그대가 잊을까 두렵다
​
팽목항의 갈매기들이 날지 못하고
팽목항의 등대마저 밤마다 꺼져가도
나는 오늘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봄이 가도 그대를 잊은 적 없고
별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출처]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정호승|작성자 하늘바다

 

💮 감상:
사라진 듯 보여도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감정과 기억.
이 시는 떠나간 사람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지속되는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봄날의 꽃처럼, 가슴속 향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음을 노래합니다.

 

📌 마무리하며 – 꽃은 결국 나와 너, 우리 모두의 이야기

 

꽃을 노래한 시는 단순한 찬미를 넘어서, 삶의 태도와 사람을 향한 마음까지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모두 흔들리며 피어나고,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며 의미를 얻습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오늘, 작은 꽃 하나 피어나길 바랍니다.